소주는 찬바람 서린 서늘한 칼이 생각난다. 소주는 잡티 없는 무채색을 띄고 있다. 그 액체를 마시면 액체의 칼칼함은 목을 지나 내장까지 이어진다. 순수함을 지닌 소주는 그 속에 예리한 힘을 지녔다. 그래서 소주는 간결하고 예리한 칼이 생각난다.

맥주는 가볍게 푸짐하게 먹을수 있는 분식집 군것질거리가 생각난다. 맥주는 부담없이 쉽게 주문한다. 맥주는 양이 많다. 맥주도 물 일텐데 먹으면 배가부른다. 부담없고 배부르게 먹게되는 맥주는 분식집 군것질이 생각난다.

나는 소주를 싫어했다. 소주는 위장에서 쌓여 넘실거리다가 내 몸 전체로 퍼진다. 나는 결국 소주를 이길수 없다. 소주 때문에 내 몸을 가누기 힘든것이 기분이 썩 좋지 않다. 더 나아가 소주 때문에 오바이트를 하게 되면 세상의 쓴맛을 그 한순간 온몸으로 부딪히는것 같다. 소주로 인한 숙취는 짧고 굵다. 소주로 인한 숙취를 겪으면 다시는 술을 마시기 싫어진다. 그래도 소주의 숙취는 이틀까지 가지는 않는다.

나는 맥주는 괜찮았다. 맥주는 시원하다. 맥주는 부담이 없다. 나는 맥주쯤이야 하는 안도감을 가지고 있었다. 맥주는 서서히 취한다. 소주는 내가 취하고 있다는 것을 내 몸이 쉽게 인식한다. 그러나 맥주는 내 몸이 경계를 하기전에 침투해서 내 몸을 서서히 취하게 만든다. 맥주의 취함은 소주의 취함보다 내 몸을 좀더 무겁게 만든다. 배도 부르게 만들고 화장실도 자주간다. 맥주는 내 몸을 다른 방식으로 부담스럽게 만든다. 나같은 경우 맥주를 마실때는 다른 술자리에서 소주등을 마시고 섞어마시게 된다. 다음날 섞어마신 맥주의 숙취는 마치 TV가 잘 안나올때의 잡음처럼 불쾌감을 준다. 그리고 소주만 마실때보다 숙취가 오래 간다.

이렇게 겪다 보니 나도 이제는 술을 마시면 소주가 더 나은 것 같다. 이런 글을 쓰니 내가 주당같아 보인다. 나는 회식이나 모임이 있으면 술을 마시지 내가 원해서 술을 찾지는 않는다.

최근 2~3년간 회식 자리에서 술을 많이 마셔야 했다. 처음에는 소주를 그렇게 싫어했는데 지금은 소주 마실래 맥주마실래~ 하면 소주를 고르기도 한다.모든 사물?은 다 매력이 있고 단점도 있다.


(요즘 아침에 30분내 글쓰기 하느라 싱겁고 정제가 덜 된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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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산골
산골 블로그 소개 저는 하얀머리 개발자와 작가를 꿈꾸는 블로거 산골 입니다. 프로그램 개발자로서 저의 관심사는 개발자의 숨통을 트여준 아이폰 개발, 철학과 같은 깊이가 있는 객체지향 방법론입니다. 글쓰기와 수영을 좋아합니다. 블로그를 통해 관심사를 공유합니다. 제 블로그에 관심 있으시면 아래 RSS나 즐겨찾기로 편하게 구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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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uuem419 2017.02.15 21: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소주가 더 났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