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6/27 23:15

담배연기와 짙은향수

담배연기를 처음 가까이 한것은 군대시절 상사님 밑에서 조수로 일할때 였다. 상사님이 어두운곳을 정비해야 되면 나는 '트러블 라이트' 라는 전등을 가지고 옆에서 잘 비춰야 하는 조수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상사님은 그 빛속에서 담배를 피면서 익숙한 손놀림으로 멋지게 정비를 하셨다. 그때 처음 마셨던 담배연기는 거칠고, 투박하지만, 능력있는 사나이의 냄새를 가지고 있었다.

제대 후에는 담배연기를 들 마시겠지~ 했지만, 사회에서도 담배연기는 사그라들지 않았다. 사회생활에서도 남자들의 생활은 담배연기가 필수적인 요소였다. 추가된 이미지는 일에 찌든 남자의 냄새, 일과 스트레스에 대해 고뇌하는 남자의 냄새, 그렇지만 거친 세상을 어떻게든 살아보겠다는 사나이의 자존심이 느껴지는 냄새이기도 했다.

나는 담배를 핀적이 없지만 지금도 휴게실에서 대화를 나누면 담배연기를 꼭 마시게 되는데, 그럴때마다 20살때부터 지금까지의 거친 사나이의 세계가 한번에 떠오르는 강력함을 느낀다. 거칠고, 투박하고, 일에 찌들고, 일과 스트레스에 대해 고뇌하고,그렇지만 거친세상을 어떻게든 살아보겠다는 사나이의 자존심, 능력있는 사나이의 냄새가 동시다발적으로 뇌를 자극하고, 담배냄새와 관련된 형들과 동료들과 동생들이 한번에 다 떠오르곤 한다.

짙은향수도 강력하다. 폐속을 깊게 파고든다. 담배연기는 자주 마셨지만 짙은향수는 아주 가끔 마시기 때문에 그 낯설음이 더 강력하다. 짙은향수는 내 삶과 별로 관련이 없기 때문에 많은 이미지가 떠오르지는 않는다. 그래서 그 단순함이 강력하다.

가끔 지나가는 여자에게서 향수냄새를 마시거나, 식당, 가게 여자에게서 향수냄새를 마시거나, 병원 간호사등에게서 향수냄새를 마시게 되면 그 낯설음에 당황스럽지만 누나나 선생님 같은 아늑한 느낌을 같이 담기도 한다.

그러나 짙은향수를 마시게 되면 그 찌르는 강력함에 놀라고, 강력함에는 그 여자의 거칠고, 감추고 싶은 삶을 짙은향수로써 숨기고 싶어하는것 같다는 의문이 같이 실려있다. 짙은향수를 마시면, 모진 여자의 삶이 같이 느껴진다. 그래서 짙은향수는 강력하다.

공통적으로 담배연기와 짙은향수는 힘든 세상을 어떻게든 살고자 하는 거친 남녀의 삶을 연상하게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다.

담배연기와 짙은향수는 세상살기가 힘들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내뿜게 되는 냄새라고 생각해 보았다.

그래서 이땅에 사람사는 내내~ 내뿜게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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