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5/19 15:22

동생에게-마음이 건조할 때 생기는 병

누군가 나에게 “정말 이것만은 하루도 안 빠지고 꾸준하게 하고 있다면 그게 무엇인가요?” 라고 물어본다면 나는 블로그에 글쓰기..는 아직 아니고 아침에 운동하기 라고 말하겠다. 왜냐면 나는 군생활을 오래하면서 아침에 간단하게 운동하는 습관이 용케 박혀서 심지어 지각할 늦은 시간에 일어나더라도 간단하게 체조, 팔굽혀펴기, 윗몸 일으키기는 꼭 해야 하루가 편하기 때문이지. 이것은 앉아서만 일하는 개발자란 직업상 살기 위해 본능적으로 하는 나만의 습관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래서, 나름대로 나는 건강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나의 꾸준한 노력이 닿지 않는 부분이 있어서 나는 나의 노력과 능력이 닿지 않는 내 몸의 한계에 몹시 허탈하곤 한다. 내 몸의 한계는 주로 수분이 없어서 생기는 한계라고 한다.

안구건조증, 건조한 겨울과 봄에 내 눈은 사막 한복판을 보는 것 같다. 눈이 움직일 때 마다 느껴지는 뻑뻑함은 삐그덕~ 거리면서 뻑뻑하게 열리는 문소리처럼 신경을 날카롭게 건들고, 뻑뻑한 눈의 기운이 신경을 타고 올라가 뇌까지 깊숙하게 전달되는 날이면 날카롭게 자극 받은 뇌가 짜증내면서 퍼트리는 두통과 복통의 기운이 온몸에 퍼져서 하루 종일 일이 안될 때도 있다.

그런데, 안구건조증은 내가 눈을 많이 써야 되는 직업에 있으니깐 당연하다고 하더라도 기관지염은 도무지 이해를 할 수가 없다. 아침마다 운동하고, 담배 안 피는데 왜 기관지염이 계절 바뀐 상태에서 밤샘일 하면 도지는지 알 수가 없다. 기관지염 걸릴 때 제일 기분이 나쁜 것은 내가 마치 무력한 할아버지가 된 듯한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기관지에서 느껴지는 쇳소리의 서늘하고 음산하고 차가운 기운이 콜록콜록 기침으로 나올 때면 나는 정말 무력한 할아버지가 된 것 같아 싫다.

이 두 가지 내 몸의 한계는 모두 수분이 부족할 때 도지기 쉬운 병 이란다. 세상이 건조할 때 생기는 나의 병은 내 몸이 원래 건조함에 약하게 태어났으니 어쩔 수 없고, 미리 예방을 잘 하고 꾸준히 운동하는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문득 기침을 하면서 마음이 건조할 때 생기는 병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세상을 사는 것이 재미가 없다’. 이것이 마음이 건조한 상태가 아닐까 싶다. 마음이 건조하면 무기력하고, 어둡고, 주눅들고, 인상 쓰게 되고, 그럼 주변의 동료들까지 그 건조한 상태가 전염 되어서 폐를 끼치고, 다음 우울증도 걸릴 수도 있고 심지어 살고 싶은 생각을 버릴 수도 있겠다. 그러고 보니 이게 정말 큰 병이구나.

누군가 나에게 마음이 건조하냐고 묻는다면 나의 환경은 건조하지만, 나는 건조함을 적셔줄 나만의 ‘물’이 있다고 말하겠다. 그 물은 나를 시원하게 적셔주고 나의 피를 끓게 해준다. 환경이 건조하더라도 내 몸을 시원하게 적셔주고 피를 끓게 해주는 ‘물’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정말 행복한 것이다. 나는 나의 건조한 삶을 적셔줄 ‘물’을 옛날에 어렴풋이 알았고 최근에는 확실히 찾은 것 같다. 이제 중요한 것은 나만의 물을 담을 물탱크를 무한대로 확장하는 것이지.

너와 동료들이 걱정해주는 것처럼 보기에 내 삶은 건조해 보일지도 모르지만 나는 적어도 건조함을 적셔줄 물은 있다. 너도 그 물을 찾았으리라 생각한다. 물이 풍부한 시원한 멋진 환경에서 네 말처럼 계속 즐겁게 지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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