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들어 글쓰기에 다시 관심을 가질 때 나의 롤 모델은 칼의 노래를 지은 작가 김훈이었다. 김훈 작가의 문장은 읽다보면 음악을 듣는것처럼 문장에서 운율이 느껴지고 그림을 그리는 것 처럼 묘사하는 모습이 상상될 정도였다. 김훈 작가처럼 훌륭한 문장가가 되고 싶었다. 나도 문장을 멋들어지게 쓰고 싶어 김훈 작가 흉내를 내곤 했다.


얼마전 어느 팟캐스트에서 들은 말이다. 어느 원로 소설가가 요즘 소설가는 열심히 뛰는 것 없이 어디 유명 글쓰기 아카데미에서 멋지게 글쓰는 훈련만 한 사람들 같다고 비판했다. 소설도 기사처럼 발로 뛰는 취재가 중요하다.


나는 전문 소설가도 아니고 작가도 아니지만 한때 문장 멋들어지게 쓰려고 했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요즘은 글을 안쓰다보니 글쓰기의 섬세함이 많이 무뎌져서 문장도 멋들어지게 쓰기 어렵고 깊이있는 글도 쓰기 어려워졌다. 


[사마천 위키]


지금 나의 글쓰기 롤 모델은 사마천이다. 사마천의 사기 제목을 그대로 읽으면 사마천이란 중국사람이 사기 쳤다고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정규 교육을 받은 사람치고 어렴풋이 사마천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사마천은 중국 한나라 무제때 활약한 역사가이다. 


사마천이 더 드라마틱하게 알려진건 사마천에게 가해진 끔찍한 형벌이다. 사마천은 남자로서 감당하기 비참한 궁형(네이버에 찾아보세요 @@) 을 당했다. 삶의 의욕을 상실하는 끔찍한 상황에도 사마천은 삶의 뜻을 이 작업에 찾고, 중국의-동양의-세계의 위대한 유산, '사기' 라는 역사책을 끝까지 편찬했다.


사마천은 최악의 상황에서도 인류에 기여하는 결과물을 낸 위인, 역사가이고 문학적 가치가 높은 글을 쓴 작가이다. 나도 사마천을 롤모델로 뭔가 해봐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내가 사마천을 롤모델로 삼는 것은 사마천의 상황과 나를 동일시 하는 것도 있다. 사지멀쩡하고 훨씬 상황좋은 내가 사마천의 극한의 상황에는 비교할바가 아니고, 사마천이 알면 이런 미친놈~ 하면서 나를 꾸중하겠지만, 내가 동일시 하는 어떤 상황이 있다.


보통사람이라면 인생을 포기할 정도로 심했던 사마천의 상황을 생각하면, 꾸역꾸역 나도 뭔가 좋은 결과물을 내기 위해 노력해야 겠다는 힘을 얻는다. 최근 나는 중요한 선택을 했다. 이 선택에 사마천의 인내와 업적이 큰 힘을 준다. 


언젠가 미국 켈리포니아주 팔로알토로 여행을 가면 잡스 묘지에 헌화를, 중국에 여행가면 섬서성 한성시에 있는 사마천의 사당에 참배를 하고 싶다.



덧1) 사마천은 위의 원로 소설가가 지향하는 발로 뛰는 역사가,작가이기도 하다. "..황제의 명으로 사천 지방에서 운남의 곤명까지 여행을 하는 등 중국 각지를 돌며 특히 역사의 무대가 되었던 많은 곳을 방문했다. 이러한 경험이 [사기] 편찬의 중요한 밑거름이 되었음은 물론이다. 그는 결코 문헌자료만 파고드는 책상물림의 역사가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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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산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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