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의 손은 주름살이 가득했다. 주름살 가득한 손은 미세하게 떨렸다. 미세하게 떨린 손으로 스마트 폰을 터치하는 모습은 투박했다. 투박한 터치로 스마트폰은 제대로 반응하지 않았다. 할아버지는 인상을 찌푸리셨다. 내가 옆에서 다시 설명했다. 할아버지는 내 설명을 청사진을 찍듯 잘 듣고 기억하려고 노력하셨다.


할아버지를 보며 스마트폰은 누군가에게 낯설고 어려운 물건일수도 있었다.  할아버지에게 스마트폰의 기능을 설명할때 몇가지 난관이 있었다, 내 설명이 이해가 되야하고, 내 설명대로 실습이 되야 하고, 할아버지가 실습한 과정이 기억이 되야 했다. 할아버지는 내 설명을 어느정도 이해 하셨고, 따라하기도 곧잘 하셨지만 실습했던 과정을 곧잘 잊어버리시곤 했다.


할아버지는 스마트폰을 힘들게 다루셨고, 주름살 깊으셨고, 연세가 많으셨지만,  어딘가 모르게 인생을 가볍게 보내시진 않은듯한 풍모가 느껴지기도 했다.


3번째 봉사활동에서인가 할아버지는 무덤덤한 말투로 과거를 회상하시다가 이런 말씀도 하셨다. 내가 그때는 비서에 차도 있었거든~ 나는 이말에 깜짝 놀라 좀더 여쭈어 보았다.


할아버지는 과거 국내 귀금속 세공업의 장인이셨다고 한다. 국내 유명 세공업 회사의 자문 역할을 하시다가 직접 회사를 차려 그 분야의 최고가 되셨다고 한다. 


지금은 할머니와 단 둘이 금전적 어려움 없이 사시는것 같았다. 대기업에 다니는 아드님은 외국에 나가셨다고 한다. 지금은 따님의 손자들을 보는 낙이 있다고 하셨다. 


한때 한분야의 최고에 오르신 분이 나이가 들어 스마트폰을 배우시는데 어려워 하셨다.  할아버지가 지금 시대에 젊은이 셨다면 스마트폰 즈음은 아무렇지 않게 쓰실 것이다. 


할아버지에게는 스마트폰이 단절될듯 말듯하는 젊은 세대의 문명과 기술을 이어주는 스마트폰 이상의 중요한 가치가 있었다. 


그래서 할아버지는 낯설고 금방 잊어버리시더라도 우리의 설명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하셨다. 할아버지에게 카톡을 알려주면서 내 카톡과 전화번호를 저장했다. 할아버지는 조심스럽게 궁금할때 연락하겠다고 말씀하셨다.


그 뒤 두어번 더 있었던 봉사활동에 나는 참석하지 못했다. 주말에 한번 할아버지의 전화가 울렸을때 나는 씻느라고 받지 못했다. 그뒤 할아버지는 연락하시진 않았다. 아마 스스로 누군가를 귀찮게 하진 말아야 겠다고 생각하신것 같았다. 못난 나는 굳이 먼저 연락드리진 못했다. 바쁜 일과에 봉사활동은 잊혀져 갔다. 


가끔 처음 카톡으로 아드님과 대화하면서 손자의 안부를 묻고 손자의 사진을 받아 보시고  할아버지의 사진을 직접 성공적으로 전송하셨을때의 환한 표정이 생각 난다. 


드디어 해냈다라는 할아버지의 행복한 모습은 나에게로 전해졌다. 나는 할아버지에게 스마트폰을 알려드렸고, 할아버지는 나에게 나눔과 봉사의 즐거움을 알게 해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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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산골
산골 블로그 소개 저는 하얀머리 개발자와 작가를 꿈꾸는 블로거 산골 입니다. 프로그램 개발자로서 저의 관심사는 개발자의 숨통을 트여준 아이폰 개발, 철학과 같은 깊이가 있는 객체지향 방법론입니다. 글쓰기와 수영을 좋아합니다. 블로그를 통해 관심사를 공유합니다. 제 블로그에 관심 있으시면 아래 RSS나 즐겨찾기로 편하게 구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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