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4/26 23:36

아키텍트 이야기를 읽고 (성배는 못 찾았으나 실용적인 조언을 해준다.)

꼬마 때 태권도를 배울 때 나는 멋진 발차기를 빨리 배우고 싶은데 관장님은 정권 지르기와, 앞차기만 시킨다. 어린 마음에 이해가 안 갔지만 기초가 안된 상황에서 멋진 발차기를 배운다는 것은 상상에서만 가능할 뿐이다.

이제 3년 밖에 안된 나는 아직 열심히 기본을 닦아야겠지만 벌써 괜한 고민이 앞서고 있다. 기본만 닦기에는 개발자로서 가지는 고민이 아래처럼 절박하기 때문이다.
- 월화수목금금금 의 시간 다 뺏고 개발자 몸도 다 축내는 엄청난 업무량
- 프로그래밍이 재밌고 보람 있어서 이 세계로 왔는데 지독하게 단순한 웹 노가다 로 옛날의 보람과 재미를 못 찾는다는 것
- 40대 이후 관리자로 전향 못하면 닭집 장사해야 할지도 모르는 짧은 수명

이중 가장 해결해야 할 우선순위를 뽑으면 세 번째다. 40대 이후까지 나름대로 계획을 수립하여 준비를 하지 않으면 한창 돈 벌어야 할 때 차가운 방바닥에 누워 하늘만 바라볼지 모른다.

이 책은 마치 옛날 수많은 유럽인들이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희망의 성배를 찾듯이 혹시나 하며 아키텍트란 직업이 세번째 고민의 대안이 될 수 있나 싶어서 읽어봤는데 역시 성배는 없었다.

내가 이해한 아키텍트란 프로젝트 업무 와 성격에 맞게 기술적인 요소를 체계적으로 구상하여 개발자들이 편하고 쉽게 개발할 수 있는 프레임워크, 시스템, 개발환경 등의 ‘밑바닥’을 구축하고, 이런 기술적인 요소들을 바탕으로 개발자와 고객하고 의사소통을 잘하여 프로젝트를 원할 하게 수행하는 기술 감독관이다 라고 정리해 보았다. 비유를 하면 2002년도에 히딩크가 ‘우리나라 4강 진출하기 프로젝트’의 PM이었다면 베어벡은 ‘밑바닥’이 되는 전략, 전술 담당을 수행했다고 하니깐 ‘아키텍트’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이 책은 프로젝트 시작부터 끝까지 아키텍트가 어떤 역할을 수행하는지 실제 프로젝트 진행을 하듯이 설명한다. 처음에는, 프로젝트 성격과 규모에 맞게 EJB를 쓰냐, 스트럿츠를 쓰냐 결정하고, 개발자들을 뽑아서 능력에 맞게 기술적인 요소 개발을 잘 분배 해야 하고, 각 단계별 위기에는 어떻게 대처하고, 개발자와 의사소통은 이렇게 하고, 고객하고는 저렇게 한다, 그리고 문서는 이런식으로 만들면 좋다 등의 아키텍트 관점에서 프로젝트의 여러 일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줘서 유익했다.

읽으면서 위의 실용적인 내용은 도움이 됐는데 사실 위의 일들은 PM급 되는 경력자들이 이미 하고 있는 일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키텍트라고 해서 새로운 일을 수행하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높은 위치의 경력자라면 한번쯤 다 하는 일인 것 같다. 그래서 당연하게 하는 일들을 묶어서 그럴듯하게 아키텍트 라고 부르는 것은 아닌가 라는 의문이 들기도 했다.

그래서 성배는 못 찾았지만 프로젝트 할 때 한번쯤 읽어보면 도움이 되는 유익한 책 이었다. 그리고 나중에 좀더 개발자 직업군이 잘 정리가 되면 아키텍트란 역할이 정착이 되어서 초급 개발자와 관리자 사이의 공백을 대처할 수 있을 것 이라고 기대를 해본다.

아키텍트 이야기
야마모토 케이지 지음, 이지연 옮김, 이용원 외 감수/인사이트

(* 성배 비유는 대한민국 개발자 희망보고서에서 발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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