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예전 회사 후배를 만나 많은 얘기를 나누었다. 너무할 얘기가 많아 대화 진행이 어려울 정도였다. 할 얘기가 없어 종동 대화 진행의 어려움을 느끼는 나는 이 상황이 신기했다. 그만큼 반가웠고 많은 얘기를 나누었다.

얘기중에 대화가 어떻게 흘러갔는지 '어설픔의 대가'란 비슷한 주제로 얘기를 나누었다. 근데 이 주제를 한번 블로그에 정리해도 좋을것 같다라는 생각을 했다.

예를들어 나한테 잘해주고 나를 생각해주는 듯 했던 사람이 있었다. 알고보니 그 사람은 알게 모르게 나에게 피해를 주는 사람이었다. 천부적으로 착한사람은 원래 좋은 사람이니 안심해도 좋고, 한눈에도 확실히 보이는 나쁜 사람은 미리 방어를 할수있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 문제는 어설프게 착한척 하는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을 가려내지 못하면 심한 독에 서서히 노출되다가 심하게 중독되는 것과 같다. 엄청난 사람 스트레스에 시달릴 것이다.

문제는 나도 어설프게 착한척한 경험이 있다는 것이다. 언젠가 블로그로 봉사활동할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나는 블로그로 좋은일 할수 있다는데 열광하여 열심히 하리라 다짐하고 복지센터 방문도 하고 기사를 쓰기도 했다. 거기까지였다. 꾸준히 도움을 주어야 하는데 귀찮기도 하고 그곳의 분위기가 낯설었다. 특히 그 청년에게 미안했다. 그는 잘생기고 똑똑했지만 다리에 장애가 있었다. 그에게서 장애를 덮는 높은 자존심을 느꼈다. 근데 열심히 할것이라 얘기했던 블로거란 봉사자들이 맛 만보고 연락이 없다. 이사람들 역시 진정을 갖고 봉사하는 사람은 아니다. 착한척 하는 사람들이다. 라고 상처받았을 것이라 짐작했다. 미안하고 창피했다.

나의 회사 생활 롤 모델은 힘든 환경에서도 주변에 활기를 심어주는 에너지를 가진 '싱글벙글 개발자' 같은 사람이 되는 것이다. 이번에 새로운 사람들과 일하면서 나의 안 좋은 모습은 잘 감추면서, 더 나아가 싱글벙글 개발자가 되기로 했다. 이번 일터에서는 정말이지 나의 안 좋은 모습은 완벽하게 관리할수 있었다. 마치 착한 사이코패스 살인자 덱스터처럼 자신의 어둠을 잘 감추었다. 또한 싱글벙글 개발자 시도도 하곤 했다. 다소 차가움을 가진 동료한테 친한척하고 그 동료가 부탁하는일도 잘 하곤 했다.

그러나 내가 감당할 일 분량을 넘어서게 되었고 나는 점점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결국 그 동료와 이 일을 누가 할것인가를 놓고 대판 싸웠다. 사실 내가 적극적으로 싸운 이유는 위에서 이일은 그 동료가 하라고 지시했기 때문에 힘을 얻은 것으로, 나는 그 많은 일을 덜라면 싸워서라도 일을 덜어야했다.

결과 어설픈 싱글벙글 개발자는 일단 포기하기로 했다. 나의 최소한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때로는 잔인하기로 했다. 문제는 싱글벙글 개발자 행세하다가 갑자기 내가 강력하게 나오니 그 동료가 많이 당황했을 것으로 짐작한다. 나를 착하게만 본 동료에게도 미안했다.

내가 당한 경험 내가 했던 경험을 통해 나는 새삼 어설픔의 무서움을 깨달았다. 어설픔은 마치 조용히 몸을 장악하다가 한방에 치료 불가능으로 만드는 암과같다. 조용히 행성을 독으로 오염시키는 스타크래프트 저그의 마수 같다. 차라리 조금은 잔인한 사람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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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산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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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 블로그 소개 저는 하얀머리 개발자와 작가를 꿈꾸는 블로거 산골 입니다. 프로그램 개발자로서 저의 관심사는 개발자의 숨통을 트여준 아이폰 개발, 철학과 같은 깊이가 있는 객체지향 방법론입니다. 글쓰기와 수영을 좋아합니다. 블로그를 통해 관심사를 공유합니다. 제 블로그에 관심 있으시면 아래 RSS나 즐겨찾기로 편하게 구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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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데굴대굴 2010.02.15 22: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애초에 착합니다;;;; (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