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4/22 16:23

마트에서 시식하듯 느낀 탈고의 고통

마트내 시식코너의 음식들은 아기가 먹기에도 작을 정도로 잘게 나뉘어 있다. 그 조각 하나를 먹을 때 느끼는 맛은 그야말로 찰나의 느낌으로 지나간다.

이런 느낌일지라도 나는 탈고의 고통을 잠깐 맛 보았다. 그 고통은 땡볕에서 노가다 할때 처럼 시간이 더디게 갔고, 끊임없이 내리는 눈을 치우듯 끝이 안보였으며, 내 몸의 한계를 무시하고 매정하게 진군하는 산악행군처럼 도중에 열외하고 싶었다.

내가 만든 문장은 내 머릿속에서 나왔지만, 나한테 돌아오지 않았다. 나는 사춘기 가출한 자식을 기다리는 부모마음처럼 애타게 내 문장이 머릿속으로 돌아오길 바라지만 문장은 글로는 살아있고 말로는 끊겨있다.

애타게 잡을려고 해도 잡히지 않는 머릿속의 문장,
한번 잡은 문장을 놓치지 않기 위한 사투,
그 사투에서 졌을 때 의 절망,
그래도 끝까지 시도하는 말로 토해볼려는 문장.
나는 세상에서 제일 쉬운 게 글쓰기라는 것을 다시 느꼈다.

이번 웹2.0 세미나 발표는 3가지 작업이 필요했다.
글쓰기, 그림 그리기, 말로 전달하기, 이 3가지를 동시에 준비해야 하는 세미나 발표는 구름한점 없는 땡볕 가파른 산 중턱에서 무거운 제초기를 등에 매고 사정없이 흔들어 대는 모터의 힘을 견디면서 제초사역 할 때처럼 고역이었다.

작가가 한 책을 내기까지 의 과정을 ‘탈고의 고통’ 이라고 하는데 나도 거기에 비교 할 바는 아니지만 마트 시식코너 에서 한 점 먹었을 때처럼 찰나의 맛은 본 것 같다.

이중 ‘말로 전달하기’는 물구나무 서서 팔굽혀펴기 하는 것처럼 익숙하지 않았다. 그래도 물구나무 서서 팔굽혀펴기 하기 위해 단련 안된 근육을 억지로 단련시키듯 익숙하지 않은 말로 전달하기를 위해 팔을 부르르 떨며 물구나무 서서 팔굽혀펴기를 했다.

결과는 탈고의 고통을 견딜만 했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프로그램 > 수필 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수들의 세계로 출정하다  (3) 2007/05/10
블로그 이사와 글 정리  (4) 2007/04/25
마트에서 시식하듯 느낀 탈고의 고통  (0) 2007/04/22
사랑니 같은 존재  (2) 2007/04/22
다시한번 펼쳐보는 개발자의 삶  (2) 2007/04/22
사막같은 눈  (0) 2007/04/22
글로 그림 그리는 산골소년 소개 저는 블로거로 바라보는 세상을 글로 표현하고 있고, 프로그래밍 실력을 블로그로 쌓고 있으며, 제가 좋아하는 B-Boy 관련 글을 포스팅 하고 있습니다. 이 주제들에 관심 있으시면 아래 RSS 구독 버튼을 이용하여 편하게 구독 하시기 바랍니다.

구글 리더에 추가 피쉬로 구독 위자드닷컴에서 구독 Bookmark and Share

이 포스트를 더 많은 분들과 함께 보시려면 추천 버튼을 눌러주세요.
올블로그에 추천하기 블로그코리아에 블UP하기 믹시추적버튼-이 블로그의 인기글을 실시간 추적중입니다. Daum 블로거뉴스

산골 블로그 추천 도서
Trackback 0 Comment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