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외숙모 환갑잔치에 이어 오늘은 우리회사 과장님의 결혼식을 갔다. 연이은 행사에 몸은 피곤하지만 기쁜 마음으로 결혼식에 갔다.

4년 동거동락 하던 과장 형님의 결혼식이었다. 과장님의 결혼식은 뜻 깊다. 과장님과 나는 4년 동안 과장님의 결혼 성공을 위한 여러 고민을 나눴다.

젊은이의 가장 큰 고민 두 가지가 일과 사랑이 아닌가. 과장님은 인생의 큰 목표 중 하나인 평생의 반려자를 찾기 위해 많은 투자를 했다. 지금의 예쁘고 착한 형수님이 우렁각시처럼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라 과장님이 그동안 많은 노력을 아끼지 않았기에 지금의 형수님을 얻은 것이다.

이런점은 내가 배워야 한다. 이것뿐만 아니라 과장님은 배울점이 많았다. 내가 처음 신입사원 때부터 지금까지 내 위에서 나랑 동거동락 일을 하며 배웠던 분이다.

내가 지금까지 일을 하면서 여러 유형의 일을 잘하는 사람을 보는데 나는 일을 잘하는 사람을 3가지 부류로 보고 있다.

- 기술력이 뛰어난 사람
- 센스가 뛰어난 사람
- 대인관계가 뛰어난 사람

과장님은 센스가 뛰어난 사람이다. 어떤 어려운 문제라도 과장님은 센스있게 잘 헤쳐나갔다.

지금의 형수님도 센스 있는 과장님 모습에 반했으리라~ 생각한다.

그런데 과장님은 사람을 보는 눈도 센스가 뛰어나다. 무슨 말이냐 하며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내가 말을 안해도 내 표정과 행동을 보고 바로 꿰뚫어 본다는 것이다.

과장님은 나의 속마음을 꿰뚫고 있다. 때로는 과장되게 꿰뚫어 보기도 하는데, 그럴 때 나는 지나치다 싶어서 투덜거리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 나의 속마음을 여지없이 꿰뚫어 보고 있다.

얼마전 ‘싱글벙글 개발자, 내가 느낀 최고의 동료애’란 글을 올렸다. 모처럼 큰 반응이 있었다. 글 자체로 보면 감동적인 글 내용이 좋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 회사 전후 사정을 미루어 짐작하면 회사 선배들에게 오해를 살 여지가 있었다.

오해를 살 여지를 만든 것은 두가지였다.
- 싱글벙글 개발자에게 느낀 따뜻한 동료애는 '있는 그대로의 사실'이었다. 왜냐면 극한의 상황에서도 한번도 언쟁을 높이지 않고 웃으면서 십시일반 서로 도왔기 때문이다.

- 그런데 더욱더 극적인 요소를 만들기 위해 주목을 끌만한 제목 선정(원래는 ‘따뜻한 동료애’로 했다가 글 발행 할 때 ‘최고의 동료애’로 바꿈)과 글 전개 할 때 힘들었던 과정을 특히 부각할 필요가 있었다.

두번째는 내가 잘 하지 못한 부분이다. 과장님은 내 입장에서 나를 이해해주며 위로해 주었고, 이것은 네가 잘못했다며 나를 지도해주었다.

이것이 깊은 동료애이다.

‘최고’라는 단어는 왠지 자극적이다. 무엇인가를 과장하거나 감추기 위해 쓰는 단어 같다. 최고라는 단어는 너무 극단의 표현이라 한결같이 유지되기가 어려울 것 같다.  

‘깊다’는 단어는 틀리다. 깊다는 단어는 몇백년 묵힌 프랑스산 와인의 향과 우리나라에서 몇백년을 꿋꿋이 버틴 고목의 향기가 생각난다. 최고의 향기를 느낄 수 없을지는 모르지만 한결같고 은은한 향기를 뿜어낼 것이다.

최고라는 단어를 썼던 동료는 진짜 감탄할 정도로, 엄지 손가락을 내밀 정도로 대단했고 나는 과장하는 것이 아닌 담백한 사실만을 기록했다. 그러나 아직 깊이 있게 사귀지는 못했다.

그러나 깊은 동료애를 느끼는 과장님은 언제나 한결 같은 모습으로 나를 지켜보고 때로는 격려와, 때로는 지도를 아끼지 않았다.

내가 정말 힘들 때 누가 나를 찾아줄 것인가. 나는 깊다는 단어가 좋다. 은은하고 한결 같은 향기가 좋다.

마지막으로 하나 더 쓴다면, 아무리 벗어날려고 노력해도 아직은 상사들 손바닥 안에서 놀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는 경력도, 나이도 어느 정도 찼기에 내 나름의 자부심을 가지고 상사들 손바닥을 벗어나고 싶은 반발심이 있었지만 상사들은 여전히 손바닥 안에서 나를 꿰뚫어보고 있었다.

언젠가 자연스럽게 벗어날 때까지 노력도 하면서 깊은 동료애로 계속 배워야겠다.

“4년 동거동락 깊은 동료애, 센스 과장님의 결혼을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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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산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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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Bluepango 2007/12/23 22: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센스과장님 결홍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 ^

  2. BlogIcon 정리정돈 2007/12/23 23: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업무적인 경험과 실무 능력이 향상되는 것보다 좋은 인연을 만나게 되는게 더 중요하고 힘든 일 같더군요. 저도 저희 팀장님을 내년이면 4년째 알아가는데 절 가장 잘 아는 사람 중 한명이 되셨는데 가장 좋은 선생님, 선배, 이모가 되셨습니다. 산골소년님도 좋은 인연이 오래 가길 바랍니다. 과장님 결혼도 축하 드리구요.

    • BlogIcon 산골소년 2007/12/24 01:41  댓글주소  수정/삭제

      과장님 결혼 축하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요즘 진짜 동료에 대하여 여러번 생각하게 되네요.
      정리정돈님도 훌륭한 선배를 두셨군요.
      정리정돈님도 좋은 인연 오래가길 바랍니다. ^ ^

  3. BlogIcon echo 2007/12/23 23: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음에 맞는 좋은사람들을 찾는것도 힘든일이지만
    깊고 좋은관계를 유지하는일이야 말로 정말 힘든일중에 하나죠^^

    저도 센스가득한 사람들이 좋다능~ㅋㅋ

    • BlogIcon 산골소년 2007/12/24 01:44  댓글주소  수정/삭제

      에코님부터 요리, 블로깅, 온라인 친구 사귀기 등..
      모든 부분에 센스가 뛰어나시니

      센스가득한 사람들을 좋아하실것 같아요.

      저도 센스를 무럭무럭 키워야 겠습니다. ^ ^

  4. BlogIcon 2007/12/23 23: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이라는 책을 요즈음 읽고 있다.

    • BlogIcon ARMA 2007/12/24 01:36  댓글주소  수정/삭제

      참을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내가 나를 표현할 때 많이 쓰는 표현인데..... 그게 책으로 있는 것이구나....
      보고나면 나도 좀 빌려주길.... ^^ 책 구걸 중....

    • BlogIcon 산골소년 2007/12/24 01:46  댓글주소  수정/삭제

      형 댓글의 의미를 잘 모르겠는데 다시
      한번 말하면 나는 '있는 그대로의 사실'
      을 썼다고 강조하여 말하고 싶다.

      형 이건 이거고 예쁜 공주님 탄생
      다시한번 축하해요 ^ ^

  5. BlogIcon ARMA 2007/12/24 01: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선....하고 싶은 말...
    농담은 농담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포용력도 필요하다는 것을 말해두고 싶고....
    농담 속에 담긴 의중을 읽고 개선해 나가는 것은 스스로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함.
    난 분명 농담을 던졌는데, 이것이 너에게 너무 부담으로 다가간 것 같아.... 이제 장난 치지 말아야지 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

    언젠가 친구들하고 진정한 친구란 무엇인가에 대해 논의 한 적이 있었는데.....
    아마 15~20년전 쯤.... 잘 기억안남.... 내각 생각하는 친구라는 것은 그냥 한결 같은것....
    누가 이러니 나도 이러는 것은 내 성질에 맞지 않고, 그냥 몇년만에 한번 만나도 앙긍없고 만나면 좋은 것이 친구라고 생각함. 이 생각에는 지금도 변함 없음. 그래서 산골이를 비롯한 지금 같이 모인 친구들은 모두 그러리라 생각함. 서로간에 섭섭한 점이 있어도 기본적인 동료라는 의식에는 변함이 없는 것이고....
    그 마음이 변함에 없다면 앞에서 이루어지는 잡음들은 그냥 세상살아가는 모습일 뿐이지.... 쩝...

    내가 왜 이런 이야기 하는지는 네가 제일 잘 알것이고..... 잘 쉬고 27에 보자... ^^
    메리가 크리스를 낚았다며? ^^ 크리스마스 잘지내....
    산골이도 어여 평생의 반려자를 만나야 할텐데... ^^

  6. BlogIcon 브리드 2007/12/24 06: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매번 좋은글의 연속이네요..
    저도 가끔 제목의 선택에 있어서
    고민을 꽤 하는편인데 많이배우고가요^^

    과장님의 결혼도 축하드립니다^^

  7. BlogIcon 실비단안개 2007/12/24 15: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깊은 동료애를 느끼게 해 주신 과장님의 결혼을 축하드립니다.
    모두모두 ☆。*..МЁЯЯΨ СНЯiδТМДδ..*。~^^*

  8. BlogIcon 달룡.. 2007/12/25 09: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즐거운 소식이네요..ㅎㅎ 항상 즐겁게 사시는 모습 보기 좋습니다..즐겁고 행복한 크리스마스 되세요..

    • BlogIcon 산골소년 2007/12/26 00: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달룡님도 행복한 가족과 함께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보내세요 ^ ^

      언제나 보면 행복한 모습이 부럽습니다. ^ ^

  9. 반더빌트 2007/12/25 22: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즐거운 성탄절 보내셨어요?^^*
    이제 서서히 성탄절도 저물어가네요!^^*
    마무리 잘하시고 활기찬 내일 맞이하세요!^^*

  10. BlogIcon Tinno 2007/12/26 20: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음...정말 가끔은 친구가 애인같을 때가 있다니깐요.
    아..가끔이라기보다는 요즘은 자주...ㅋㅋ
    특히나 그렇게 사랑 받는 사람들은 모두 공통적으로 센스가 만점이라는..ㅋ

  11. BlogIcon 대네브 2007/12/27 09: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센스과장(?)은 아직도 가끔 나를 놀라게 해...
    별로 안 그럴것 같은데 ㅎ
    내가 생각 못했던 것들을
    아주 꼼꼼하고 섬세하고 주도면밀 하게 처리하는 모습을 보면...
    알게된지 8년이 다 되어가지만 배울 점이 많은 사람이라는 생각이든다.
    배울점이 많은 사람과 함께 일할수 있는 것도 어떻게 보면 인복이라 볼 수 있겠지
    대망의 2008년은 우리팀 우리회사 모두 잘 되었으면 하고
    모두 더 높은 인격을 갖추는 도약의 원년이 되었으면 한다.

  12. 바래미 2007/12/27 11: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들 칭찬만 해주시니 부끄럽네요. ^^;
    산골소년님, ARMA님, 길님, 대네브님, 프리즘님 참석해 주셔서 덕분에 잘 치뤘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다른분들도 축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잘 살겠습니다. ^^

    • BlogIcon 산골소년 2007/12/28 09:32  댓글주소  수정/삭제

      형님 연말에 그래도 다들 잘되서 다행입니다.
      모두 행복한 연말 보내시고,

      형님은 특히 형수 행복하게 해주세요 ^ ^

  13. BlogIcon sketch 2008/01/16 22: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조금 늦은 댓글이지만.. 글 잘 읽었습니다. 멋진 동료애시군요. 과장님이 산골소년님 두고두고 기억하시겠는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