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회사 내분의 고초를 겪고 마음에 맞는 사람들끼리 나와서 회사를 꾸려 간지 9개월 정도가 됐다. 우리회사의 아이템은 좋았는데, 그 아이템이 꽃을 피울라면 큰 회사와 계약이 이루어져야 했다. 그러나 계약은 쉽게 되지 않았고 그렇게 9개월 정도가 흘렀다.

역설적으로 말해 계약이 안되 여유가 있었던 덕분에 내가 블로그도 할 수 있었다. 내가 블로그를 하기가 힘들 정도로 바빠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고, 결국 추석 즈음에 이르러 회사는 금전적으로 위기에 빠졌다.

이런 어려운 상황 속에 하필 추석이 다가오니 그 쓸쓸함은 배가 될 것인데, 동료 직원의 아이디어로 어려울 때 우리 직원이 자발적으로 나서 용기를 북돋아 주자는 취지로 3만원씩 걷어서 사장님부터 팀장님까지의 임원들께 선물을 주기로 하였다.

윗분들 마음만 더 아프게 할 것이란 반론도 있었으나 우리들의 순수한 동기 부여였기 때문에 3만원씩 돈을 걷어 선물을 샀고, 추석 연휴 전 목요일날에 사장님, 전무님, 상무님, 팀장님등의 임원들께 선물을 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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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3만원씩 돈 걷어서 임원들께 드린 선물 셋트]


사장님이 눈시울을 적셨다고 한다. 사장님 마음만 더 아프게 하는 것 같아서 걱정 되었는데 그날 오후에 내 책상앞에 아래 사진의 상자가 짠~ 하고 올라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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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 분들이 돈을 걷어서 우리 직원들에게 선물한 한과 선물 셋트]

한과 선물 셋트 였다. 우리 직원의 선물을 받은 임원분들 끼리 따로 돈을 모아서 우리 직원들을 위해 선물을 구입했다는 것이다. '이러실 필요는 없었는데~' 싶으면서도 기분이 좋았다.

다음날 오후에 사장님이 모든 직원들을 불렀다. 걱정 말고 열심히 하자고 하셨고, 일단 떡값이라도 쓰라며 20만원을 주셨다. 추석때 조금은 숨통이 트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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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값 20만원, 추석때 조금은 숨통이 트이게 됐다.]


그 자리에서 상무님은 파카펜 선물 셋트를 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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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무님이 주신 파카펜 선물 셋트, 블로거 간담회 같은 것 하면 기록할때 요긴하게 써야 겠다.]


의외의 선물 잔치에 '기대하지 못했던 풍성한 추석이구나~' 하며 기분이 들떠 있는데 얼마 뒤 전무님께서 무슨 봉투들을 직원들에게 나눠주신다.

로또가 담긴 봉투였다. 다른 건 해줄게 없고 로또 줄 테니 대박나길 기원 한다고 하셨다. 자비로 구입하셨기 때문에 적지 않은 돈을 쓰신것 같지만 나는 '헤헤~'거리며 제발 대박 나기를 기원했다. (결국 꽝~ 되긴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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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무님이 선물해 주신 로또, 대박 나진 않았지만 마음은 대박이었다.]


예상은 했지만 막상 현실로 다가오니 쓸쓸한 우리 회사의 현실에 멍하니 있었는데, 우리회사의 현실에는 직원들끼리 어려움을 보듬어주는 아름다운 동료애도 포함된다는 사실에 나는 크게 위안을 얻었다. 이런 사실은 나뿐만 아니라 모든 직원들에게 포근하게 다가올 것이었다.

‘전투에서는 져도 전쟁에서는 이겨라’ 라는 격언이 떠올랐다. 작게 벌어지는 소소한 전투는 지더라도 크게 바라보는 전쟁에서는 반드시 이기자~ 라는 조언이다.

우리회사는 몇 번의 전투에서는 승리하지 못했다. 그러나 전쟁에 이기기 위한 필수 조건인 병사들의 결속력과 정신은 오히려 더욱더 강해졌다.

직원들이 위기상황에 오히려 똘똘 뭉치면서 전투의지를 다지고 있으니 무엇이 두려우랴. 우리는 위기 상황에 오히려 아름다운 추석 선물 릴레이를 보여주었다. 이 아름다운 동료애로 지금의 위기상황을 극복하고 전쟁에서 승리하리라 기대하며,

아름다운 우리 회사의 추석 선물 릴레이 덕분에, 올해 추석은 여느 때와 같이 풍성하게 보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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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반더빌트 2007/09/27 09: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추석 잘 보내셨어요?..
    힘들고 어려운 기억은 이번이 마지막이 되는
    추석기간이 되시길 바랍니다..
    오늘 하루도 행복하세요!^^*

  2. BlogIcon ARMA 2007/09/27 11: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쓰셨군요~~ ^^

  3. BlogIcon ARMA 2007/09/27 11: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베스트 축하!!

  4. BlogIcon 삶을 이야기 할때 2007/09/27 11: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너무 질투가 나서 한글자 쓰려구요
    너무 부럽습니다. 모두 하나가 되어 앞으로 나가면 좋은 결과가 있을겁니다

    사람 충원할때 입사 지원할려구 합니다 ㅋㅋ
    회사 이름을 밝혀 주세요 ㅎㅎ
    너무 좋은거 아니야

    사람냄새가 나고 서로 보듬어 주는 좋은문화 부럽습니다
    번창해도 지금의 문화는 지켜 나가시기를

    • BlogIcon 산골소년 2007/09/28 10:32  댓글주소  수정/삭제

      우리 사람 필요할때 꼭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글 쓴 덕분에 유능한 한분 섭외 했군요
      요즘 개발자 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라던데요~ ^^
      (RSS등록 했습니다)
      그리고 루비온네일스 궁금한거 가끔 여쭤볼께요~
      지금의 문화는 조직이 커나가도 지켜갔으면
      합니다. 고맙습니다~ ^^

  5. BlogIcon 난한벼리™ 2007/09/27 11: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힘든 시기를 지나 멋진 결과로 맺듬 지어지길 기원하겠습니다.
    선물세트 하나만 받았다고 투덜거렸던 제 자신이 갑자기 부끄럽게 느껴지는 글이었습니다.
    멋진 동료 임원들~ 멋진 회사인 만큼 어려운 시기를 잘 헤쳐나갈 수 있을거라 봅니다.
    화이팅! ^^

    • BlogIcon 산골소년 2007/09/28 10:32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도 떡값없이 선물셋트 받았을때
      섭섭한적도 있었는데..
      이번에는 오히려 뿌듯하더군요~
      꼭 대박 터트릴께요~ ^^

  6. 이런 센쓰쟁이들 2007/09/27 11: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런이런...

    여러운 시기에 200% 상여금보다 힘나는 애사심이 가슴을 후벼파는군요.

    부럽부럽!!

    +_+

    이글 남기려고 로긴했다는 사실... 아놔..;;;

    • BlogIcon 산골소년 2007/09/28 10:33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글 남기려고 로긴하셨다는 댓글에서
      저도 감동 받았습니다~

      이런 센쓰쟁이들 님도 우리회사에 오실랍니까~ ^^

  7. BlogIcon 하늘치 2007/09/27 12: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추천하려고 로긴했습니다. ^^;
    모처럼 가슴이 따스해지는 글을 보게 되어 감사하네요~*

    회사도 잘 되기를 바랍니다!! (^-^)

  8. 멋지네요 2007/09/27 12: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멋지다는 얘기 밖엔 할말이 없네요!
    나중에 그땐 그랬지...하며 회상할 수 있을정도로 잘 되시길 바랍니다!!

  9. BlogIcon 노고지리 2007/09/27 12: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참으로 감동적인 추석선물 이야기군요. 여러분들이 서로 보다듬으면서 하시는 일이 꼭 잘되여나갈것이리라 믿습니다. 힘내세요. 화이팅!

  10. BlogIcon 권태훈 2007/09/27 13: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게 바로 집단생활이고, 이게바로 공동체라는거죠.

    회사... 회사도 사람들이 모여서 사는곳이고, 정이 있고 사랑이 있는곳이라는 느낌을 주는...

    참으로 부러운 회사입니다.

    저도 가고 싶네요. 그런회사로

  11. BlogIcon sepial 2007/09/27 14: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 회사 이름이 뭡니까? 주로 하시는 일은 무언지......?
    그런 건 좀 알려 주시면 좋잖아요......^^

  12. BlogIcon ARMA 2007/09/27 15: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라~ 샛별님 등장하셨네요~ 대화가 필요해요 ~샛별님....!!
    회사정보는 공개할 순 없어요~~!
    우리 성공하면 공개할께요~ 조금만 참으세요 ^^

  13. 2007/09/27 17: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 입니다

  14. BlogIcon 영민C 2007/09/27 17: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우... 정말 정말 기분 좋은 글입니다.!!!

  15. BlogIcon Bluepango 2007/09/27 17: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결코 슬픈 이야기가 아니네요.
    정말 감동적인 이야기예요.
    그 직원에 그 임원들...
    너무 아름다운 분들의 공동체네요. ^ ^
    분명 지금은 힘들겠지만, 조만간 대박 날겁니다.
    대박 난 회사들을 보면, 저런 훈훈한 인간미를 바탕으로 이뤄낸 역사가 많아요.
    좋은 소식 들려오기를 항상 바라겠습니다.

    이렇게 어려운 상황속에서도 제게 도토리를 주신 알마님....ㅠㅠ

  16. BlogIcon 실비단안개 2007/09/27 18: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미용실 좀 댕겨오고 나름 바쁜 하루여서 이제야 확인합니다.
    늦어서 미안해요~^^

  17. BlogIcon 실비단안개 2007/09/27 18: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눈물나는 추석이네요 -
    아름다운 님들 핫팅ㅇ~^^

  18. BlogIcon 카스테라우유 2007/09/28 00: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훈훈하네요^^

    선물로 로또 1장이라...
    (혹시나...)
    가장 두근두근거리게 만드는 선물이네요ㅋ;

  19. 2007/09/28 00: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 입니다

  20. BlogIcon 산골소년 2007/09/28 01: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뜨거운 격려의 댓글 남겨주셔서 고맙습니다~
    내일 다시 댓글 달고 한분 한분 찾아뵙겠습니다~ ^^

  21. 반더빌트 2007/09/28 21: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베스트특종에 선정되심을 축하축하~~^^*
    내년 추석에는 모든 일이 잘 풀려서 기분좋은
    내용의 기사를 올리시길 빌어보면서 돌아갑니다!
    즐거운 저녁 되세요!^^*

  22. BlogIcon 푸름이 2007/09/29 18: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블로거뉴스 편집자 푸름이라고 합니다. 다름 아니라 저희가 격주로 블로거뉴스에서 좋은 기사들을 무료신문 메트로로 보내고 있습니다. 이 기사를 메트로로 보내고 싶어 댓글 남깁니다. 전화 한 번 주시겠어요. 번호는 016-273-5231 입니다.

  23. BlogIcon 2007/10/01 10: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금껏 살면서^^
    지금껏 회사 생활을 하면서^^
    이번 추석만큼 감동을 받은적은 없었다.
    아무리 냉정하고 힘든 사회생활일지라도
    이런 사람들과 이런 마음으로 일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 감사하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몇십년을 같이 일하도 서로가 나몰라라하는 직장도 많은데,
    서로에게 힘을 주기 위한 일련에 행동들이
    정말로 추석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