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정받은 전단지를 들고 전철안으로 들어갔다. 무표정한 시민들 또는 즐거워하는 연인들을 보며 내가 이 사람들의 평온한 전철안의 일상을 깨워야 한다는 사실이 바위로 내 심장과 뇌를 누르는것보다 더욱 더 나를 압박하는것 같았다.

하기로 했으니 해야했다.“시민 여러분~ 저는 억울하게 생활 터전을 떠나야 하는 일본 우토로 마을 할아버지/할머니들의 안타까운 사실을 알리고, 이웃인 우리가 적극 나서야 된다고 생각하여 전단지 배포와 모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적극 협조 부탁드립니다.” 몇번이나 암기한 맨트라 말은 그냥 했는데 눈을 어디다가 둬야될지 모르겠다. 사람들의 놀란 표정들을 보며 내 눈은 정착할 위치를 찾지 못하고 불안해 했다.

말을 마치고 전단지를 돌리면서 모금함을 돌리는데 사람들 반응이 차가웠다. 그래도 일단 전단지를 받아주면 고마웠다. 전단지도 받지 않으면 나는 머쓱해서 얼굴이 빨개졌다.

전단지를 돌리고 우중충한 건물과 파리가 들끓는 쓰레기통을 지나 삐걱거리는 문을 열고 사무실로 도착했다. 사무실은 몹시 후덥지근 했는데 녹슨 선풍기가 쇳소리를 내며 겨우 돌아가고 있었고, 더운 공기안에 우토로 마을 지키기 활동에 지친 블로거들이 있었다.

...확성기에 사나운 일본말이 울려퍼졌다. 드디어 때가 왔다. 그때는 눈이 떨렸는데 이번에는 심장이 떨렸다. 이 떨림은 무력감에 의한 떨림일 것이다. 가만히 앉아서 당해야 하는 무력감은 생생한 꽃도 말라죽일 무력감이었다.

나와 블로거들이 격렬히 저항하고 있는 가운데 짜증나기 시작한 일본 경찰 한명이 인상을 쓰며 몽둥이를 크게 들고 나한테 달려들었다. 퍽하는 소리가 들렸고, 잠시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볼려고 해도 볼수가 없었다. 암흑속에 나는 발버둥쳤다. 그런데 하얀 빛이 새어나왔다. 잡음같은 소리가 들렸다. 하얀 빛을 받아들이기 위해 온몸으로 노력하는데..

갑자기 후덥지근함과 끈적끈적함이 느껴졌다. 눈을 떠보니 아침이고 선풍기가 부지런히 돌아갔다. 나는 크게 숨을 쉬며 말했다. “꿈이네~!”

나는 블로그와 메타 블로그 사이트/포털 이라는 플랫폼에서 주도적인 큰일을 하는것에 자부심을 느끼는데, 그 인류에 기여하는 플랫폼을 구축하는 개발자라는 것에도 크게 자부심을 느낀다.

이 플랫폼은 꿈속에서처럼 엄청난 비용을 요구하지도 않고, 키보드 까닥거리는 수고만 있으면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꿈으로부터 깨닫기를 이 쉬운일 계속 열심히 해야 겠다고 했다.

그리고 곧 무브온21(커서)님이 주도하는 개발자 오프라인 모임에 참석하는데, 생생한 꽃도 죽이는 무력감과 똑같은 열악한 개발자 환경을 개선하는데 무엇인가 답을 찾았으면 좋겠다.

우토로 마을 지키기도, 개발자 환경 개선도 노력하시는 분이 많다는 것은 아침 후덥지근함과 상관없이 나를 기분좋게 하였다.

그 분들 속에 나도 있어야 겠다.


우토로마을을살리자 빨간색 배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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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산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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